[공독쌤의 공부머리 독서법] 독서문화와 독서교육
독서에는 독서문화와 독서교육의 영역이 있습니다. 독서문화는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으로,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면서 저마다의 독서문화를 만들어 갑니다. 좋아하는 분야와 작가가 생기고, 서재에 책을 진열하는 자기만의 방식, 책을 읽는 시간을 확보하는 노하우 등을 갖춰가게 됩니다. 책을 향유하는 개인의 독서문화가 모여 그 사회의 독서문화를 구성합니다.
반면 독서교육은 집단적인 성격이 강합니다. 구성원 모두가 같은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수업을 지도하는 선생님도 따로 있기 마련입니다. 또 상징을 읽는 법을 배운다거나 해당 주제에 대해 토론하는 등 일반적인 독서를 넘어서는 수업 목표가 존재합니다. 개인적인 독서에서 쉽게 간과할 수 있는 독서법, 텍스트의 진의를 파악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독서문화와 독서교육은 동등한 관계에 있지 않습니다. 수많은 독서가들이 학교에서 따로 독서교육을 받지 않았음에도 독서문화를 향유하는 개인으로 성장한 것처럼 독서문화는 독서교육이 없이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습니다. 반면 독서교육은 튼튼한 독서문화의 기반이 없으면 시행 자체가 어렵습니다. 독서 수업을 하려면 수업에 참여하는 구성원 대부분이 교재가 되는 책을 읽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는데, 독서문화가 빈약한 사회에서는 이 조건을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독서교육은 독서문화라는 풍성한 토양 위에서만 필 수 있는 꽃인 셈입니다. 개인 단위로 보면 스스로 책을 고르고 재미있게 읽는 행위를 반복하는 사람이 되지 않는 한 독서교육은 의미를 갖기 힘듭니다.
가정에서 아이의 독서 지도를 할 때 범하기 쉬운 실수가 바로 독서문화를 키우는 게 아니라 독서교육을 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몇 살 때는 어떤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은 후에는 토론을 해야 한다’ ‘독후감을 잘 써야 한다’ 등이 바로 독서교육의 관점입니다. 아이가 자신만의 독서문화를 일구기도 전에 성급히 독서교육을 하는 셈이니 ‘실패가 정해진 시도’나 다름없습니다. 가정은 독서문화의 영역이지 독서교육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가정에서 기를 수 있는 이 독서문화가 독서의 99%입니다. 독서교육은 그 위에 얹는 양념에 불과합니다.
독서문화가 튼튼하면 독서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학습을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는 뛰어난 언어능력은 가장 먼저, 가장 기본적으로 얻게 되는 능력입니다. 목표는 딱 하나입니다. 스스로 책을 고르고 재미있게 읽는 행위를 반복할 수 있는가. 독서라는 행위 자체를 사랑할 수 있는가. 독서 지도의 포커스를 이 한 곳에 집중해야 합니다.
따라서 독서 관련 솔루션을 내릴 때 판단의 기준이 되는 지침 역시 하나뿐입니다. 이 솔루션이 독서를 좋아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 되지 않는가. 독서에 대한 아이의 자율성을 침해하는가, 침해하지 않는가. 마음이 가는 대로 자유롭게 고르고 읽는 아이로 기르는 데 집중해 보세요. 이 간단한 지침이 아이의 삶에 가장 큰 선물을 줄지도 모릅니다.
[출처, http://lady.khan.co.kr/khlady.html?mode=view&code=13&artid=202011152045001]
[공독쌤의 공부머리 독서법] 독서문화와 독서교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