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치료하면 심각 상태 1년 이내로 줄어
치매 환자들은 주로 어떤 상태에서 병원을 찾을까? 이미 중기로 넘어선 상황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전까지는 건망증인지 치매인지 구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치매 중기는 혼자 일상생활이 어려운 정도다. 집을 못 찾거나, 지갑이나 핸드폰 등 귀중품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최근에 있었던 사건을 아예 기억 못 하는 사례가 여기에 속한다. 건망증과 치매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이호선 원장은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기억해내는데, 치매는 사건 자체를 아예 잊어버린다”고 말했다. 뇌는 기억을 ‘저장’하고 ‘인출’하는 두 가지 기능을 하는데, 이중 인출이 잘 안 되는 게 건망증이고, 저장조차 안 되는 게 치매다. 또한 건망증은 갈수록 심해지지 않지만, 치매는 증상이 갈수록 나빠진다는 특징이 있다.
부모님에게 치매가 의심되면 자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이호선 원장은 “직접적인 도움을 주려 하기보다는 치매 노인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기관에 어떤 게 있는지 미리 찾아보고 알려드리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치매안심센터가 있어서 어르신들이 치매 검사와 치료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데이케이센터도 잘돼있는 편이에요. 정신과 방문을 권유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지요”
치매는 정신과와 신경과에서 모두 진료를 본다. 차이점은 무엇일까. “두 진료과 모두 치료하는 방법은 유사합니다. 다만 장기가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정신과에서는 치매를 비롯해 우울증, 환각 등의 정신증상이나 화를 내거나 폭력적인 행위를 하는 행동문제 등을 조금 더 잘 컨트롤해요” 실제 치매 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공격성은 정신과 치료 약물로 상당히 개선된다.
치매를 의심해 병원을 찾으면 우선 병력 청취와 신체 검진이 진행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부터 치매 의심 증상이 시작됐는지, 나타나는 치매 의심 증상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는 거예요” 두 번째는 신경 심리검사다. 기억력이나 인지기능의 정도를 파악하는 심리 검사로 보면 된다. 어떤 기억력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등을 파악한다. 치매 수준이 판별되면 그 원인을 찾는 세 번째 검사를 시행한다. 피검사나 소변 검사를 진행하면서 신체적 장애 여부를 보는 거다. 뇌CT나 MRI를 찍을 수도 있다.
치매의 가장 흔한 유형인 알츠하이머 치매. 알츠하이머 치매로 진단되면 약물 치료를 시작한다. 치매는 더 나빠지는 걸 막을 수 있어도, 좋았던 상태로 되돌리기는 어렵다. 이후 증상 악화를 늦추기 위해 약은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는 자연 경과 상 사망 전 마지막 3~5년은 심각한 장애상태가 유지돼요. 다만, 약물 치료와 비약물 치료를 통해서 이런 심각한 장애가 지속되는 기간을 1년 이내로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치매 환자는 대부분 불안과 우울, 불안이 동반되기 때문에 이를 같이 치료하는 것도 효과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