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환자가 전형적 발작이 아니라 뇌의 깊은 부분에서 간질 활동에 근거한 행동 장애가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고흐는 불안, 망상, 환각 현상을 경험했을 수 있다.
뇌 손상은 고흐의 생활 방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알코올 남용, 영양실조, 수면 부족, 정신적 탈진 등이 모두 요인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환자를 직접 조사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연구 결과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당부했다.
고흐가 살던 시대는 뇌 스캔 등 의료 영상 촬영 기술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나온 결과는 ‘합리적 의심’을 넘어선 확정된 진단은 아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조울증 저널(IJBD)에 실렸다.
연구에 참여한 빌렘 놀렌 정신의학과 교수는 반 고흐가 편지에서 “특정 사항을 축소하거나 혹은 포장했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그것들(고흐의 편지)은 정보를 많이 담고 있지만, 고흐가 의료진에게 편지를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가족과 친지들에게 소식을 전하고, 안심시키거나, 뭔가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 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고흐를 힘들게 했던 질병을 계속 연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반 고흐의 광기가 창의성의 뿌리가 됐다고 보는 시선도 있지만, 예술 전문가들은 다른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가 위대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이유는 수년간 열심히 노력해 얻은 기술과 기량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흐는 마음의 병이 심했을 때는 거의 그림을 그리지 않았다.
내면의 혼란이 심했지만, 고흐는 그림을 계속 그리고자 하는 강한 의욕이 있었다.
그는 “깊은 우정만이 나의 치유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