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 용도에 맞게 소자 배치 최적화
반도체 칩 개발에서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드는 단계가 이른바 ‘평면 배치(floorplanning)’ 과정이다. 건물의 내부 공간을 용도에 맞게 배치하듯, 손톱만 한 크기의 칩 안에 논리 회로(게이트) 수천만 개와 기억 소자(메모리 블록) 수천 개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는 과정이다. 이 소자들을 연결하는 배선 길이도 수㎞나 된다.
소자 간격이 짧으면 그만큼 배선이 짧고 신호도 빨리 전달되지만, 소자들이 너무 밀집하면 전력 소모가 많아지는 문제가 생긴다. 반도체 칩 설계자들은 칩의 용도에 맞춰 소자 배치를 최적화해야 한다. 예컨대, 스마트폰용 칩은 배터리 수명을 늘리기 위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해야 하고, 데이터센터용 칩은 속도가 최우선 목표다. 현재는 여러 설계팀이 칩의 각 부분을 나눠 맡아 동시에 최적화 작업을 진행해도 수개월씩 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