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년생 순자씨] 환갑 앞둔 창업자, 유튜브 학원 다니며 ‘디지털 세대’ 공부

<기획> 여성 베이비부머 리포트 #3

장태효 바로사인 대표가 대전 서구 바로사인 사무실에서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바로사인은 지난해 장 대표가 창업한 스마트 운송장업체다.

편집자주 – 대한민국 360만여명의 여성 베이비부머 세대는 360만가지의 사연을 갖고 있다. 살아온 배경도, 하는 일도, 원하는 삶의 방향도 제각각이다. 그동안 엄마·아내·아줌마로 납작하게 표현되던 군상이 아니라, 다양한 욕구와 목표를 가진 존재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경제는 ‘입체적 주체’로서 각자 전력질주하고 있는 베이비부머 세대 여성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세종), 이현주 기자, 손선희 기자(세종)] “사장님, 그제 운송했던 인수증(납품확인증), 월말결산이라 지금 보내주셔야해요.” “25톤차 가지고 지금 우체국을 가라고요?”

운수업체에서 화주들에게 화물차를 배차하는 실장으로 근무하던 장태효씨는 17년 간 주선업무를 하며 ‘인수증’ 한 장 탓에 매달 결산마다 고생하는 화주와 차주를 지켜보던 끝에 ‘창업’을 결심한다. 평소 경제신문을 읽어둔 덕에 전자서류 시스템 구축까지 생각이 닿았고, 구체적인 방법을 알아보다 급히 ‘제주도’로 향했다. 스마트 기술 관련해서는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의 안내를 받는것이 가장 좋다는 조언에 무작정 원희룡 지사를 만나겠다고 달려간 것이다.

그는 “원 지사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 곳에서 대전·대구창경을 소개받고 한밭대학교의 멘토링 서비스에도 참여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원스톱창업서비스까지 받게됐다”며 “영어도, 전문용어도 모르던 제가 소프트웨어 개발 업자를 선정하고, 이제는 시스템을 이해하기에 이르렀다. 종교가 없지만, 신이 함께 했다고밖에 볼 수 없을 기적”이라고 설명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화장품회사 ‘피어리스’에서 3년 간 근무하다, 결혼 후 바로 남편의 주변부에서 일을 돕던 그는 이제 스마트운송장 업체인 바로사인의 어엿한 ‘대표’가 됐다. 지난해 처음 사무실을 마련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올해 하반기면 처음으로 유의미한 매출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투자를 받아 회사를 더 키우고, 장학사업도 하고 싶다”면서 “자식이 없기 때문에 이 회사는 나중에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시켜 후배 전문경영인에게 물려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요즘 장씨는 유튜브 학원을 다니며 컨텐츠의 개념과 기술을 하나하나 배우는 재미에도 빠졌다. 디지털 기기를 다루는 스킬을 배우는 것도 목적이지만, 무엇보다 미래를 이끌 ‘세대’에 대해 이해하고 싶어 시작했다는 그다. 장씨는 “나는 열심히 잘하는 게 중요하다고 배운 세대였는데, 요즘 친구들이 하는 유튜브는 잘 되는 ‘각도’를 알아야 성공하더라”라며 “브이로그도 참신하고 흥미롭게 보고 있고, 관련 컨텐츠를 만들고 싶다”고 진지한 표정을 지었다.

장씨는 “우리(베이비부머) 세대는 사람도 많고 보다 젊게 산다는 특징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시집살이’라는 한국의 악습, 나쁜 문화를 끊어낸 장본인이라는 생각도 든다”면서 “이는 하나의 현상일 뿐이고, 윗 세대로부터 받았던 부당한 처사를 후손들, 아랫사람들에게 내려보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럼 우리는 스트레스를 어디다 푸냐고 친구들끼리 모여서 푸념을 할 때가 많다”고 웃어 보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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