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보 걸어야 건강해진다? 日 ‘만보기’ 업체 상술이었다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시민 및 직장인들이 외투를 벗어 팔에 걸친 채 산책을 즐기고 있다. 연합뉴스

“하루 1만보 이상 걸어야 건강해진다?

피트니스 트래커(활동량 측정기) 등에서 하루 1만보 걷기를 권장하지만, 이는 ‘만보기'(만보계) 판매 촉진 차원에서 만들어졌을 뿐 특별한 과학적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만보기를 만든 일본 업체가 1만을 뜻하는 ‘만'(万) 자가 사람이 걷는 모습과 흡사해 이같이 홍보했다는 주장이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6일(현지시간) 아이민 리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박사를 인용해 하루 1만보를 목표로 삼고 걷는 것은 일본에서 유래한 미신에 가깝다고 보도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일본에선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고, 한 업체가 ‘만보계’라는 걸음 계측기를 만들어 ‘1만보 걷기 원칙’을 마케팅 차원에서 퍼트렸다는 것이다.

만보기 기능이 탑재된 스마트워치. [중앙포토]

“7500보가 정점…더 건강해지지 않는다”  

신문은 “실제로는 1만보보다 적게 걸어도 건강증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각종 연구결과를 인용해 설명했다. 2019년 하버드대 보건대학원의 논문에 따르면 70대 여성이 하루 4400보를 걷는 경우와 2700보 이하로 걷는 경우를 비교했을 때 4400보를 걷는 여성에게서 조기 사망 위험이 40%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5000보 이상을 걷는 경우에도 조기 사망 위험이 줄어들었지만, 7500보에서 정점을 찍었다. 1만보 넘게 걷는다고 해서 건강상 이익이 계속 증가하는 게 아니란 설명이다.
 
지난해 3월 미국 의학협회 저널 네트워크(JAMA Network)도 다양한 인종의 중년 남·여 5000여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끝에 하루 1만 보가 장수의 조건이 아니란 결과를 내놨다. 8000보를 걷는 사람이 심장질환 등으로 일찍 죽을 위험은 4000보를 걷는 사람의 절반 정도 였지만, 그 이상 걷는다고 해서 사망 위험을 더 줄이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1만보 걷기 목표, 오히려 의욕 떨어뜨려” 

특히 미국·캐나다 등 서구국가에서 성인 대부분이 하루 5000보 미만으로 걷는 것을 고려하면 ‘하루 1만보 걷기’ 목표가 오히려 의욕을 떨어뜨려 건강증진 효과를 반감시킨다고 지적했다.
 
2005년 벨기에에서 남·여 66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1년 동안 ‘하루 1만보 걷기’란 목표를 지킨 사람이 8%에 불과했다. 또 4년 뒤까지 이 목표를 지킨 사람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만보기 업체 광고. 연합뉴스

전문가 “평소보다 하루 2000보만 더 걸어라” 

신문은 평소 걷는 걸음 수보다 몇천보 정도 더 걷는 게 합리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가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미국 등 여러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권고하는 육체 활동량은 일주일에 최소 150분 또는 하루 30분 정도 운동하는 것이다. 이를 걸음 수로 환산하면 하루 2000~3000보 정도를 걷게 되는 것이다.

리 박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집안일이나 쇼핑 등으로 매일 5000보 정도를 걷는다”며 “하루에 2000~3000보 정도를 더 걷는다면 건강 증진을 위한 최적의 걸음 수인 하루 7000~8000보 걷기를 채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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