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llo CEO] ‘인간을 모방한 기술’ AI와 로봇…마켓 5.0시대 해답 여기에 있다

인도네시아 마케팅 컨설팅 기업 `마크플러스` 이완 세티아완 CEO

AI로 마케팅 펼친 JP모건체이스
온라인 광고 클릭 비율 450% 증가

제품 → 소비자 → 인간 → 디지털
마케팅 핵심가치 시대따라 변화

디지털화 놓고 회사·고객 눈치싸움
고객이 먼저 요구할 때 큰 흐름 돼

사진설명이완 세티아완 마크플러스 CEO가 한 행사장에서 강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 제공 = 이완 세티아완]

인도네시아 마케팅 컨설팅 기업 ‘마크플러스’의 최고경영자(CEO) 이완 세티아완은 최근 매일경제 비즈타임스와 서면으로 인터뷰하며 이 같은 진단을 내렸다. 세티아완 CEO는 필립 코틀러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교수, 허마원 카타자야 마크플러스 창업자와 ‘마켓 3.0: 모든 것을 바꿔놓을 새로운 시장의 도래'(2010년), ‘필립 코틀러의 마켓 4.0: 4차 산업혁명이 뒤바꾼 시장을 선점하라'(2017년)에 이어 올해 ‘필립 코틀러 마켓 5.0: 휴머니티를 향한 기업의 도전과 변화가 시작된다!’를 펴내며 마케팅 트렌드 변화를 분석해왔다.

저자들이 분석한 마케팅 변화는 다음과 같다. 제품 중심 마케팅(마켓 1.0 시대), 소비자 중심 마케팅(마켓 2.0 시대), 인간 중심 마케팅(마켓 3.0 시대, 브랜드로부터 기능적·감성적 만족뿐만 아니라 정신적 만족을 추구하는 고객을 위한 마케팅), 디지털 방식으로의 전환(마켓 4.0 시대), 그리고 마켓 5.0 시대다. 저서에서 그들은 마켓 5.0 시대를 ‘고객 여정 내내 가치를 창출·전달·제공·강화하기 위해 인간을 모방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인공지능(AI), 로봇공학, 블록체인 등이 ‘인간 마케터’ 능력을 따라 하는 기술에 해당된다.

 

인터뷰에서 세티아완 CEO는 “AI와 로보틱스 같은 기술은 몇 년 동안 존재해왔다. 이는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하지만 이제 해당 기술이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서야 해당 기술들의 인프라스트럭처가 준비됐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예전보다 빠른 속도와 낮은 비용으로 컴퓨터 프로세싱을 할 수 있고 스마트폰과 같은 개인 기기 사용이 흔하기 때문에 ‘마켓 5.0’ 시대가 열렸다고 그는 말했다. 다음은 세티아완 CEO와의 일문일답.

―왜 고객에게는 인간을 모방한 기술이 필요한가.

▷사람들은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인간의 업무를 수행하기에는) 많은 제한이 있다. 가령 일하는 도중에 인적 오류가 발생할 수 있고, 업무를 끝내야 하기까지 필요한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 고령화 문제가 심각한 국가에서는 인적자원이 부족할 수도 있다. 이런 경우 기업 입장에서는 인적자원이 가장 고비용의 자원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이 했던 일을 기술이 대체하는 사례가 늘었다. 가령 은행 업무를 볼 때 직접 방문하지 않고 디지털 채널을 사용해 대신 처리할 수 있다.

―마케팅을 할 때 인간을 모방한 기술이 사용된 예를 들어 달라.

▷저서에서도 설명했듯이 JP모건체이스, 렉서스 등이 인간을 모방한 기술을 사용해 고객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쳤다. 대표적으로 JP모건체이스 사례를 소개하겠다. JP모건체이스는 2016년부터 AI 플랫폼 기업 ‘퍼사도’와 협업해 파일럿(시범)을 진행했다. 퍼사도의 ‘메시지 머신’ 기술을 이용해 기존 JP모건체이스 카드·모기지 부문 마케팅 메시지를 바꿨는데, 이에 대한 반응은 굉장했다. 퍼사도 기술로 마케팅 메시지를 제작한 온라인 광고의 클릭 비율이 최고 450%까지 증가된 적이 있었다. JP모건체이스가 자체 제작한 마케팅 메시지 기반의 광고들은 평균 50~200% 클릭률 증가를 보였다. 성공적인 파일럿을 마친 후 2019년 7월, JP모건체이스는 퍼사도와의 5년 협약 체결을 공표했다.

―구체적으로 기술은 인간의 어떤 면모를 모방하는가.

▷우선 생각하는 능력(thinking ability)을 모방한다. AI가 이를 대표하는 기술이다. 다음으로 인간의 언어를 모방한다. 자연어처리(컴퓨터를 통해 사람의 자연어를 분석하고 처리하는 기술)가 여기에 사용된다. 이후 인간의 감각능력을 따라 한다. 사람들 움직임을 따라 하는 로봇화 기술이 여기에 속한다. 이후 인간의 상상력을 모방한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기술이 해당 인간의 능력을 모방하는 것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사회성을 따라 한다. 타인과 뭉치며 연결하는 사람들처럼 기술은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서로 연결한다.

―고객은 기술을 통한 마케팅보다 사람들이 펼치는 ‘고전 마케팅’을 더 선호하지 않을까.

▷고객들이 사람 간의 교류를 기반으로 하는 마케팅 전부를 선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가령 사람들은 직접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공연장에 가서 줄을 서고 (주최 측 직원들과 교류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는다.

하지만 고객·직원과의 교류를 통한 마케팅이 기술을 통한 마케팅으로 대체될 수 없는 산업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서비스업이다. 고객들은 호텔이나 식당에서 로봇보다 사람이 응대하는 것을 선호한다. 덧붙여 전문가의 조언을 구할 때도 마찬가지다. 의사나 변호사가 필요할 때는 ‘로봇 의사·변호사’가 아닌 ‘사람 의사·변호사’를 찾는다.

―마켓 5.0 시대 경쟁에서 승리하는 기업들의 특징이 있다면.

▷Z세대(1997~2009년생)와 알파세대(2010~2025년생)의 신뢰를 얻는 기업이 마켓 5.0 시대 경쟁에서 이길 것이다. Z세대와 알파세대는 인터넷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도구가 됐을 때 태어난 ‘디지털 네이티브’다. 이들은 인터넷 세계의 투명성에 대해 잘 안다. 이 때문에 해당 세대 사람들을 대상으로 기업이 거짓말로 마케팅 활동을 펼치기에는 거의 불가능하다. 기업이 디지털 마케팅을 할 때 진정성 있고 솔직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인간을 모방하는 기술 도입은커녕 아직 디지털화도 제대로 되지 않은 기업이 많다.

▷디지털화는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상황과 같다. 기업은 고객들이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리는 반면 고객들은 기업이 먼저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기를 바란다.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이 디지털화에 투자하든지, 고객이 기업의 디지털화를 요구해야 한다. 나는 고객의 디지털화 요구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고객이 디지털 서비스를 요구하면 기업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고객이 요구하는 서비스를 만들 수밖에 없다.

[윤선영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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