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공 뉴런 활동, 사람 뇌와 유사해

AI 인공 뉴런 활동, 사람 뇌와 유사해

게임하는 AI를 통해 사람 뇌의 활성부위 예측 가능

뇌는 시시각각 쏟아지는 시각 정보 중에서 어떤 정보가 유용하고 어떤 정보가 그렇지 않은지 결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차선 변경을 할 때 다른 자동차의 위치는 매우 중요한 정보인 데 반해, 구름의 위치나 자동차의 색상은 중요하지 않은 정보이다. 

이처럼 복잡한 환경 속에서 의사결정을 할 때 뇌는 많은 양의 감각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속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뇌는 어떻게 동작할까? 게임을 하는 AI가 이 질문에 대한 힌트를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게임하는 AI의 인공 뉴런 활동, 사람 뇌와 유사해

지난 12월 15일 Neuron 지에는 게임을 통해 인간과 AI를 잇는 연구 결과가 게재되었다. 존 오도허티가 이끄는 칼텍의 연구원들은 고전 게임을 하는 인간의 뇌를 스캔하고, 같은 게임을 하도록 훈련된 AI 네트워크와 이를 비교했다. 그리고 그 결과, AI의 인공 뉴런의 활동을 통해 인간의 뇌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음이 발견되었다.

이는 AI가 인간의 뇌와 유사하게 의사결정 작업을 행함을 의미하며, 인간의 뇌가 받아들이는 고차원적인 시각 입력을 복잡한 환경에서 행동으로 어떻게 이어나가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좋은 모델로 활용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 이용된 알고리즘은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Deep Q-Networks(DQN)이다. DQN은 아타리사에서 나온 고전 게임들을 플레이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알고리즘이다. 이번 연구에서 DQN은 퐁(탁구 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비행기 슈팅 게임), 엔듀로(레이싱 게임)을 하도록 훈련되었다. 그리고 인공 뉴런을 사용하여 인간 참가자의 어느 뇌 부위가 활성화될 것인지 예측 모델을 만든 뒤 실제 데이터와 비교했다. 

AI, 인간과 같은 부분을 무시해

사람이 게임을 할 때 그렇듯, DQN은 모든 게임에서 들어오는 대량의 시각적 입력 중에서 관련 있는 정보를 선택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실험에 이용된 아타리 사의 게임 ‘퐁’ ⓒO’Doherty 연구소

‘퐁’이라는 탁구 게임을 사람이 하는 경우, 사람은 움직이는 공과 튕김 판에 주의를 집중하고 자연스럽게 화면 상단의 배경색이나 게임 점수 표기 등 다른 부분은 무시하게 된다. 이때 인간의 두뇌는 등 쪽 시각 경로가 활성화된다. 그렇다면 AI 알고리즘인 DQN은 어떨까. 

연구원들은 DQN이 공과 튕김 판의 공간 위치를  인식하여 코드화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반면 화면 상단의 배경색 및 게임 점수와 같은 기능은 무시했다. 이것은 인간의 두뇌가 등 쪽 시각 경로에서 게임을 표시하는 방식과 매우 유사하다. 연구진은 DQN의 신호를 바탕으로 뇌 활성부위를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고 뇌 신호를 시뮬레이션 해 보았다. 그 결과 DQN이 예측한 뇌의 활성부위는 실제 사람의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위와 상당히 유사했다.

이는 다른 게임에서도 해당되었다. 레이싱 게임인 ‘엔듀로’에서 플레이어는 자동차를 가능한 한 빨리 운전하며 다른 차를 피하려고 한다. 운전하는 동안 배경인 하늘은 낮에서 밤으로 변하며 색이 바뀐다. 사람은 게임을 할 때 게임 화면 중 하늘색의 변화를 무시하는 법을 쉽게 배운다. 그러나 픽셀의 변화 측면에서 보았을 때 하늘색 변화는 상당한 변화이다. AI는 변화하는 하늘색이 운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워내야 한다. 

연구자들은 DQN이 무시하는 시각적 요소들이 게임을 플레이한 피험자의 지각과 운동을 연결하는 뇌 영역인 후두정피질에서 볼 수 있는 뇌 활동 패턴을 잘 설명한 것처럼 보인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연구진은 지각과 시각에 관여하는 두뇌 영역인 등 쪽 시각 경로와 두정피질에서의 뇌 활동을 DQN을 통해 모델링 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비슷한 결과가 다른 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이용한 실험에서도 발견되었다. 

DQN과 사람의 뇌, 비슷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아

비록 연구자들이 DQN과 인간의 뇌 사이에 유사점을 발견하기는 했지만, 둘이 완전히 동일한 것은 아니다.

제1 저자인 로건 크로스는 DQN과 인간을 다음과 같이 비교했다.

“DQN이 이런 게임을 배우는 데는 며칠이 걸리지만, 인간은 몇 분 안에 배울 수 있습니다. 인간의 두뇌는 자동차를 운전할 때 관련 기능이 무엇인지 파악하기가 쉽지만, 인공지능에게는 어려운 이유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답하는 건 AI 연구자에게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배경색이 변한다는 점이 AI에게는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픽셀 단위로 시각적 입력을 따져 보았을 때, 숫자는 ‘극적’으로 변합니다. 픽셀 공간에서 극적으로 다른 두 상황(배경 영역의 색 변화)이 실제로 해야 할 일 측면에서 개념적으로 유사하다는 것을 배우려면 많은 훈련이 필요합니다.” 

반면 로건 크로스는 “인간의 두뇌에 대해서는 발달 과정에서 일상적인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를 선택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며 “뇌는 물리학에 대한 상식적인 개념과 물체가 일반적으로 움직이는 방식을 인코딩하여 인간은 약간의 훈련으로 다양한 작업을 잘 수행할 수 있다. 반면 DQN은 이 모든 것을 처음부터 배워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존 오도허티의 말에 따르면 인간 뇌에 대한 이해와 AI의 발전은 양방향으로 진행된다.

그는 “AI 알고리즘이 뇌와 얼마나 유사한지 알아낼 수 있다면, 뇌가 이러한 종류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뇌가 이러한 게임을 보다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유와 방법을 이해할 수 있다면, 미래에 더 똑똑하고 인간적인 AI 알고리즘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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