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는 속도, 왜 사람마다 다를까”..’노화 시계’의 비밀 밝혀졌다

美 연구진, 1001명의 혈액 샘플 등 통해 ‘염증성 노화 시계’ 도출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 = 노인성 질환 및 심혈관 건강을 예측할 수 있는 ‘혈액 면역 지표’가 밝혀졌다. 일종의 ‘노화 시계’인 셈이다.

벅 노화연구소와 스탠퍼드 대학 연구진은 13일 학술지 ‘네이처 에이징'(Nature Aging)에 면역체계를 통해 노화를 가늠할 수 있는 ‘노화 시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보고했다.

이번 연구를 발표한 데이비드 퍼만 박사는 “모든 인간이 생물학적으로 동일한 속도로 노화되는 것은 아니다. 일부 노인은 질병에 걸리기 쉽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며 “이러한 차이는 대부분 사람의 면역 체계가 쇠퇴하는 속도의 차이에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외부의 병원체 침입을 막는 역할을 하는 면역체계는 일반적으로 병원체에 대해서 국지적이고 단기적인 염증 등의 반응을 나타낸다. 연구진이 ‘나쁜 염증’이라고 칭한 것은 전신에 걸쳐 만성적으로 일어나는 것이다. 이런 만성적인 염증과 질병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혈액에 대한 종합적 분석을 통해 만성적 염증을 통해 노화 정도를 살필 수 있는 지표를 개발하고 ‘염증성 노화 시계'(inflammatory aging clock)이라고 이름 붙였다.

퍼만 박사는 1000 면역체 프로젝트에 속해있다. 스탠퍼드 대학의 1000 면역체 프로젝트(1000 Immunomes Project)는 인공지능(AI)과 오믹스(체학)을 융합한 분석을 통해 노화와 질병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위해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수집된 다양한 연령대(9~96세)의 1001명의 사람에게서 혈액 샘플이 채취됐다.

연구진은 혈액 샘플을 단백질부터 유전자 단위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분석해 노화와 질병에 대한 다양한 생물학적 표지(바이오 마커)를 도출하는 작업을 거쳤다.

또 2017년에는 이 프로젝트에 2010년에 참여한 65세 이상의 참가자 약 30명에 대해, 설문과 테스트를 통해 노화 정도와 신체 능력 등을 측정했다.

또 장수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혈액 샘플을 채취하고, 1948년 이래 수천명의 건강 결과를 추적해온 다른 연구자의 선행 연구를 분석하는 등 추가적 자료를 비교·분석했다.

이러한 연구와 분석을 바탕으로 염증성 노화 시계를 도출했다.

연구진은 ‘노화 시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물질로 케모카인의 일종인 ‘CXCL9’를 꼽았다. 케모카인은 작은 크기의 체내 신호 물질로 백혈구가 감염 부위를 찾아가는 데 역할을 한다.

분석 결과 CXCL9는 60세 이후 급격히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1000 면역체 프로젝트에 참가한 97명의 건강한 사람 중에서 일부 사람들에게서 높은 수준의 염증성 노화 나이와 CXCL9 수치가 발견됐다. 높은 CXCL9 수치가 나타난 집단에서는 향후 심각한 심혈관계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좌심실 벽의 과도한 두께가 관찰됐다.

퍼만 박사는 “만성 염증이 있는 경우 게놈 불안정과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및 단백질 안정성 문제가 발생한다”며 “전신 만성 염증은 텔로미어 마모와 후성 유전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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