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세상이 바뀌어도 과거 전통을 존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소 비효율적이더라도 노인들의 삶의 방식과 첨단 정보화 사회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가령 종이 신문의 경우 판매 부수가 줄었다고는 해도 아직 요미우리신문 800만, 아사히신문 550만의 구독자를 자랑한다.
이 신문들을 펼치면 노년층을 겨냥한 전면 광고를 적잖이 만날 수 있다. 도심에 마련된 장묘시설, 지역별 노인홈(양로원), 노인용품(요실금용 팬티나 안티에이징 화장품, 노인에게 필요한 각종 아이디어 상품들), 다양한 메뉴로 구성된 배달도시락 세트. 흘러간 옛 노래 CD선집 등이 큼지막한 주문 전화번호와 함께 게재돼 있다. 신문들이 수백만 부씩 팔리다보니 광고 게재료도 비싸기로 유명하다. 이들 업체가 회당 수 천 만원의 전면광고를 낼 정도로 매출을 올린다는 얘기다.
광고뿐 아니라 일반 지면에도 노인을 위한 건강 및 생활정보가 가득하다. 독자투고란에는 80세, 90세 독자들 의견이 빼곡히 소개된다(신문 독자투고에는 대부분 투고자의 나이가 기재돼 있다). 인터넷 사용이 불편한 노년층은 생활 정보를 얻기 위해서도 종이 신문을 열심히 구독하고, 덕분에 일본 신문들은 수백만 구독자를 자랑하며 신문대국(大國)의 위엄을 지킨다. 일본의 노년층과 신문이 서로를 버리지 않고 공존하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